매출이 없는데, 세금은 왜 나오나요?(부가세 무실적 신고)

흔히 ‘세금 신고’라고 하면 ‘매출’에 대해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 = 세금도 없다 =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죠.

그런데 매출이 없는데도 세금 신고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바로 ‘부가가치세 신고’예요. 사실 상식에 비춰보면 좀 의아한 일이긴 합니다. ‘돈을 벌지도 않았는데 세금을 신고해야 한다고?’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죠.

🔔매출이 없어도 신고해야 하는 ‘부가가치세’

부가가치세의 원리를 알고 나면 왜 신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는 쉽게 말해 ‘소비자가 부담한 세금’입니다.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는 세금이 붙는 건 알고 계시죠? 이를 ‘부가가치세’라고 하는데요. 가령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 원두를 구매해야 합니다. 커피 원두에도 당연히 부가세가 붙어 있겠죠?

카페 주인이 이 커피 원두를 구매하면서 부가세도 함께 내게 되는데, 원래는 커피 농장 주인이 내야 하는 세금을 카페 주인이 낸 셈이죠. 그런데 ‘커피 한 잔’에도 부가세가 붙어 있을 거예요. 그럼, 최종적으로 이 부가세는 누가 내나요? 바로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소비자입니다.

이처럼 ‘부가세’는 전가에 전가를 거듭하다 최종적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부과된답니다. 즉, 소비자들이 커피 농장 주인과 카페 주인의 세금(부가세)을 대신 내 준 셈입니다. 이를 가리켜 ‘보관-납부’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소비자가 대신 낸 세금을 판매자가 보관하고 있다가, 부가세 신고 때 납부하는 것”

이라는 뜻이죠. ‘보관-납부’라고 하니까 확 와닿지 않나요? 비록 매출이 없는 듯 보여도, 만약 사업상 재화나 용역을 매입한 적이 있다면 부가세는 자연스레 붙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출이 없다면 ‘무실적 신고’라도 해야 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매입세액을 환급 받을 수 없고, 가산세가 부과될 수도 있거든요.

또, 오랫동안 세금 신고를 하지 않으면 지자체에서 직권 휴업 또는 직권 폐업 처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잘못하면 사업자등록증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는 뜻이죠.

📑부가세 - 예정 Vs 확정

왜 매출이 없어도 부가세 신고를 해야 하는지는 알겠죠? 그런데 문제는 부가세 신고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점입니다. 부가세 예정고지, 부가세 예정신고, 부가세 확정고지 등. 꽤 머리가 복잡해지죠? 하지만 이 역시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닙니다.

먼저 예정신고와 확정신고의 차이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부가세 신고의무가 있는 사업자는 1년에 2번 부가세를 신고하게 되는데요.

작은 회사면 괜찮지만, 매출이 몇 천억, 몇 조 단위로 이루어지는 회사라면 1년에 2번만 신고할 때 꽤나 힘들겠죠. 6개월 동안 쌓인 회계장부를 정리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2번의 (확정)신고에 앞서 미리 신고하는 것을 ‘예정신고’라고 합니다. 보통 예정신고는 4월과 10월, 확정신고는 7월과 다음 해 1월에 이루어집니다.

✍🏻부가세 - 신고 Vs 고지

다음으로 신고와 고지의 차이점을 알아볼까요? 앞서 확정신고에 앞서 예정신고를 한다고 했죠. 그런데 이렇게 되면 1년에 4번을 신고해야 하므로, 사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로워집니다. 세무서 입장에서도 막대한 행정력을 투입해야 하고요.

이를 위해 마련한 게 ‘예정고지’ 제도. 예정고지는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에 상당하는 금액을 결정하여 고지’하는 겁니다. 쉽게 말해, “저번에 세금으로 1,000만 원을 냈죠? 어차피 이번에도 비슷할 테니, 거기의 반인 1,500만 원을 미리 내세요.”라는 것이죠.

사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매출이 확확 바뀌지는 않습니다. 작년에 매출이 10억이었는데, 올해는 1억이었다가, 내후년에 100억이 되고 그러진 않으니까요. 작년에 10억이었으면 올해는 그보다 조금 더 많거나 적겠죠.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 예정고지 제외자에 해당합니다.

✅ 직전 과세기간에 납부세액이 없는 사업자
✅ 예정신고 기간 중에 새로 사업을 시작한 사업자
✅ 예정신고 기간에 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가 된 사업자
✅ 예정고지세액이 50만 원 미만인 사업자

예정고지를 받은 사업자는 별도의 부가세 신고를 하지 않고 납부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확정신고 때 매출에 대해 정당하게 신고하여, 모자란 금액은 추가 납부하고 넘친 금액은 환급 받으면 됩니다. 간단하죠?

10월은 ‘제2기 예정신고납부기간’입니다. 만약 7~9월 사이에 매출이 꽤 있는 편이라면 예정신고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죠. 혹은 예정고지 통보를 받았다면 납부할 준비를 해야 할 테고요. 물론 무실적이라도 부가세 신고는 해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