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부기에 대하여

부기는 장부를 작성하는 방법을 말하고, 단식부기와 복식부기로 나뉩니다. 법인사업자는 복식부기로 장부를 작성하는 것이 의무이며, 개인사업자 중에서도 일정 매출규모 이상인 개인사업자는 복식부기를 작성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세무대행 회사에서 장부를 기록하는 방법이 복식부기라고 보면 됩니다. 

복식부기는 가계부를 기록하듯이 간편하게 작성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작성 방법입니다. 회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있는 회계담당자나 세무대리인을 거쳐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이전 글에서도 많이 언급해드렸던 이 복식부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쉬운 이해를 도와드리기 위해 복식부기의 반대 개념인 단식부기와 함께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단식부기와 복식부기의 차이

단식부기와 복식부기를 간단히 설명해드리면 위와 같은데요, 글로는 이해가 잘 안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1> 9월 3일 거래처로부터 매출대금 500,000원을 수금하다

위의 그림을 보면 단식부기는 돈이 들어왔다는 '수입' 측면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있고, 복식부기는 돈이 들어와서 현금이 증가하긴 했는데 왜 증가했는지 그 원인도 함께 기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미수 매출대금의 감소'라는 것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아직 대금을 받지 못해서 미수 상태로 남아있던 매출대금을 수금했기 때문에 '미수 매출대금'이 감소했다고 표현합니다. 즉, 미수 매출대금이 감소했기 때문에 현금이 증가한 것입니다.

복식부기를 보시면 수입금액이나 지출금액이라는 표시가 없어서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복식부기는 거래를 기록할 때 차변, 대변이라는 요소를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왼쪽을 차변, 오른쪽을 대변이라고 합니다.

복식부기의 근본 원리는 거래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차변 요소와 대변 요소가 결합되도록 작성하고, 차변 금액과 대변 금액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항상 동일한 금액이 원인과 결과가 되어 회계등식 양쪽에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거래의 이중성'이라고 하는데요, 회계 시험을 치지 않는 분들은 용어까지 알고 계시지는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장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차변, 대변의 개념은 꼭 알고 계시는 것이 좋겠지요!


Q. 결과는 차변에, 원인은 대변에 쓰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거래의 8요소'라고 해서 복식부기를 작성하는 규칙이 별도로 있고, 결과가 대변에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 두 번째 예시를 통해서 보여드릴게요.

<예2> 9월 18일 사무실에서 사용할 노트북을 2,000,000원에 구입하다

여기서 '현금 감소'라는 결과는 대변에 쓰인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현금이 증가하면 차변에, 현금이 감소하면 대변에 쓰는 것을 캐치해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 외에도 자산, 부채, 자본, 수익, 비용, 이 5가지 요소들을 규칙에 맞게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복식부기 작성을 위해서는 꼭 회계 지식이 필요합니다.

단식부기는 이 예에서도 현금이 지출된 원인에 대한 기록 없이 간단하게 '지출' 측면에서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식부기는 작성 규칙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작성자에 따라 형태가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재산의 증감만을 기록합니다.

■ 단식부기와 복식부기의 장단점

단식부기는 작성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산의 증감만을 기록하고 그 내용과 원천은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손익을 측정하기가 어렵고, 복식부기와 같이 차변과 대변의 금액이 일치해야 하는 등의 규칙이 없기 때문에 자기검증가능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기검증은 차변과 대변의 금액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며 기장이 정확히 됐는지 검증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단식부기는 소규모의 기업이나 비영리기업의 회계정리에 적당합니다.

복식부기는 단식부기가 갖는 장단점을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작성하기는 어렵지만, 규칙에 맞게 내용과 원천을 기록하며, 차변 대변의 금액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자기검증가능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명성이 높은 기장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 초입에 말씀드렸듯이 법인사업자와 일정 매출규모 이상의 개인사업자는 복식부기가 의무입니다. 장부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 단식부기에 비하여 시간과 비용이 더 들기는 하겠지만 그만큼 복식부기를 쓰기 때문에 대외적인 신뢰도는 더 높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 개인사업자는 어떤 경우에 복식부기를 작성하나요?

개인사업자는 직전연도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복식부기와 간편장부 대상자로 나뉩니다.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기준금액 '이상'일 경우에는 복식부기, 기준금액 '미만'일 경우에는 간편장부 대상자에 해당됩니다. 업종별로 기준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아래 그림과 표를 참고해주세요.

간편장부는 국세청이 회계장부를 근거로 과세하기 위해 개인사업자가 수입·지출 내역을 쉽게 작성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국세청에서 특별히 고안한 장부를 말합니다. 작성방법은 단식부기와 거의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간편장부 서식 예시> - 국세청 홈페이지 발췌

여러 번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복식부기는 자기검증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회계담당자나 세무대리인이 본인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서 작성하는 장부입니다. 그분들께 업무를 맡기실 때 '그냥 내가 할 일을 대신해준다'라는 생각으로 맡기시는 것보다는 장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가지신 상태로 업무를 맡기시는 것이 대표님들께 더 좋을 것이라 판단이 되어서 이번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음에도 어떤 것을 알려드리면 좋을지 고민해보고 계속해서 유용한 글을 들고 오도록 할게요.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